
"진라면 약간매운맛"을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진라면은 대한민국 라면계에서 '정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브랜드입니다. 어느 편의점, 어느 슈퍼를 가든 빨간 포장(매운맛)과 파란 포장(순한맛)의 진라면은 늘 자리를 지키고 있었죠. 오뚜기가 자랑하는 스테디셀러이자,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해온 든든한 형제입니다.
그런데 2025년 봄, 오뚜기가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이름하여 ‘진라면 약간매운맛’.
"이게 뭐지?" 싶었죠. 매운맛과 순한맛 사이에 새로운 변주를 주겠다는 이 전략, 솔직히 말해 다소 모험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과연 이 라면, 어디에 어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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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라면, 두 색의 역사
먼저 진라면의 전통적인 라인업을 돌아보면, ‘매운맛’은 1992년 출시 이래, 학생들과 젊은층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왔습니다. 칼칼하고 중독성 있는 국물, 그리고 '오뚜기표 고춧가루'의 풍미는 매운맛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죠.
반면 ‘순한맛’은 어린아이, 노년층, 또는 매운 음식을 기피하는 이들을 겨냥해 부드러운 육수 베이스와 적절한 감칠맛을 강조하며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이른바 “온 가족이 함께 먹는 라면”의 대표주자였습니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매운맛’이 약간 앞서지만, 실제로는 두 맛이 패키지 상품처럼 묶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구조를 이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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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왜 ‘약간매운맛’인가?
오뚜기 측은 "소비자 설문에서 매운맛이 너무 맵고, 순한맛은 심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두 맛 사이의 절충안을 내놓았다는 건데요.
포장을 보면 순한맛의 파란 포장에 빨간 포인트가 섞인 듯한 미묘한 톤.
딱 봐도 “중간 어딘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 맛은?
솔직히 말해 “약간매운맛”이라기보단, 약간애매한맛입니다.
매운맛의 화끈함도 아니고, 순한맛의 부드러움도 아닌, 어딘가 애매한 위치에 서 있죠. 기획 의도는 알겠지만, 정체성이 희미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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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모션의 흐름과 기대감
참고로, 진라면은 과거에도 여러 재미있는 마케팅을 진행해 왔습니다.
“진라면 송캠페인” (레트로 광고송 부활)
진라면 컵라면 사면 영화 할인권 증정
한정판 캐릭터 패키지 (펭수, 뽀로로 등 콜라보)
오뚜기는 단순히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와 SNS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왔습니다.
이번 약간매운맛 역시 출시 기념으로 '세 가지 맛 중 당신의 픽은?'이라는 투표 이벤트와 시식 챌린지를 유튜버들과 협업해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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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매운맛의 앞날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라면이 독립적인 팬층을 확보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진라면 매운맛에 단련된 입장에선 심심하고, 순한맛을 즐기던 분들에게는 여전히 맵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간’은 양쪽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있습니다.
"혼자 먹는 1인 가구 소비자", 혹은 “중고등학생 타겟” 등 부모의 눈치를 보며 적당한 자극을 찾는 층에게는 이 애매한 맛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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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이 제품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진라면 약간매운맛’은 사실 맛 자체보다는 포지셔닝의 실험에 가까워 보입니다.
기존 시장을 뒤흔들 제품은 아니지만, ‘선택지를 넓힌다’는 의미에서는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라면 소비자들이 과연 이 맛에 고정 수요로 돌아설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혹시 오뚜기는 너무 넓게 퍼진 매운맛 시장에, 스스로 경계를 긋고 싶었던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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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편에서는 **"라면맛 트렌드, 요즘 왜 '애매한 맛'이 늘고 있는가?"**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오늘도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변화를 함께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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